기사 메일전송
⚔️제11화. 검은 전하는 자의 마음을 담는다 - 🥋말보다 먼저, 검이 마음을 건네는 순간
  • 기사등록 2025-11-26 07:20:09
기사수정


🔥 제11화. 검은 전하는 자의 마음을 담는다


“마루 형, 요즘 표정이 좀… 달라요.”

도장 한켠, 수련을 마무리하던 서도현이 말했다.

“어떻게?”
마루가 목검을 정리하다가 잠시 멈춰 서서 물었다.

도현은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검을 잡을 때, 예전보다 더 부드러워졌어요.
근데 이상하게…
베는 힘은 더 강해졌어요.”

마루는 작게 웃었다.
“검이 날카로울 필요는 없어.
대신,
마음이 예리해져야 하지.”


그 말은 도장 안 공기까지 바꾸는 것 같았다.

그날은 태검 연구회 네 번째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마루는 작은 메모지 한 장을 꺼내
또박또박 한 문장을 적었다.

“검의 본질은 무엇인가.”

“오늘은 이 질문을 각자 품고
수련을 해보자.”

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늘은 기술 말고… 마음을 좀 들여다보는 날이네.”

도현은 말없이 노트북과 작은 장비 가방을 끌어와
도장 구석에 내려놓았다.
“저는 검의 움직임이 ‘어떻게’ 전해지는지,
조금 과학적으로도 보고 싶어요.”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마음으로
‘검’이라는 질문을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


수련이 시작되자,
도장은 기합 소리 대신
조용한 숨소리와 발바닥의 움직임으로 채워졌다.

마루는 검을 높이 들지 않았다.
단지 작은 동선, 짧은 베기,
그러나 그 안에 의도를 가득 담았다.

지훈은 그런 마루의 동작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건… 상대를 베는 검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검이네.’


반대편에서는
한 소년이 땀을 뚝뚝 흘리며
혼자 기본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굳게 다문 입,
한 번도 시선을 허공에 흘리지 않는 눈.

“종태야.”
마루가 다가가며 불렀다.

소년이 허리를 곧게 펴며 대답했다.
“네, 관장님!”


박종태.
도장의 오래된 제자 중 한 명.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했고,
몸보다도 먼저 마음이 앞서 달려가는 아이였다.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동작만 반복하네.”
“네.
검을 잡으면…
괜히 장난치는 게 싫어져서요.”

마루가 미소를 지었다.
“좋은 마음이야.
근데 기억해라, 종태야.
검은 ‘나 잘하겠다’고 휘두르면 금방 한계가 온다.
누군가에게 전해줄 마음을 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검이 달라진다.”

종태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전해줄… 마음이요?”

“언젠가 네가 아이들을 가르치게 될지도 모르잖아.


그때 이 동작들이
그 아이들 삶을 조금은 바꾸게 될 수도 있고.”

종태는 그 말에
조금은 서툰 미소를 지었다.
땀에 젖은 손으로 목검을 다시 쥔다.

‘언젠가…
 내 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날 이후,
종태의 기본기는 묵직해지기 시작했다.

──────────────────────

수련이 끝난 뒤,
도장 문이 살짝 열렸다.

노은이 조심스레 얼굴을 내밀었다.
“방해 안 돼요?”

지훈이 먼저 일어나 다가갔다.
“아니, 딱 좋은 타이밍인데?”

마루는 둘을 바라보다가
지훈의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
“지훈아.”
“응?”
“노은이랑… 검을 한 번 같이 잡아봐.”

지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지금?”

“검을 같이 들면,
말보다 더 많은 게 보일 때가 있어.”


노은은 상황을 대충 눈치챘는지
작게 웃으며 말했다.
“저… 저도 한 번 배워볼래요.”

지훈은 조금 쑥스러워 귀끝이 붉어졌지만,
작은 목검 하나를 건넸다.

“그럼…
같이 해볼까요?”

둘은 나란히 섰다.
마루가 알려준 대로
기본 검선을 따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앞으로 베어 나갔다.

지훈의 동작은 조심스러웠고,
노은의 움직임은 유연하고 부드러웠다.


두 목검이 공기를 가르는 선은
서로 완전히 같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한 곡선 안에서 만나고 있었다.

“이상하다…”
노은이 속삭였다.
“검을 잡았을 뿐인데,
지금 한지훈이라는 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지훈은 그 말을 듣고
작게 웃으며 검을 한 번 더 그어 올렸다.

“저도요.
지금 이 순간,
말 안 해도 통하는 느낌이 있어요.”


멀찍이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종태는
눈을 반짝이며 속으로 적어두었다.

‘검을 같이 들면…
 마음이 보인다.’

그 한 문장이
훗날 종태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항상 떠올리는 문장이 되리라는 걸
아직은 아무도 몰랐다.

──────────────────────

도장 구석,
서도현은 노트북과 작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
혼자만의 연구에 빠져 있었다.

‘태권 기본 품새와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검선 분석’
‘초보 수련자를 위한 안전 검(폼검) 설계 스케치’
‘수련 장면 자동 촬영·분석 시스템 초안’

화면 속 메모들에는
과학과 철학이 섞인 작은 태검 연구소가 펼쳐지고 있었다.

“검은 기술이 아니라, 전달 방식이다…”


도현이 마루의 말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이 말…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그는 수련 영상을 돌려보며
검의 궤적 위에 선을 그어 나갔다.

‘검을 어떻게 휘두르느냐’보다
‘검을 통해 무엇을 전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거다.

그 예감은
언젠가 도장을 넘어,
교육, 기록, 평가,
그리고 더 넓은 세상까지
잇게 될 첫 씨앗이었다.

──────────────────────

밤이 깊어
도장엔 불빛 하나만 남았다.

마루는 홀로 마루바닥에 앉아
오늘 하루를 천천히 되짚고 있었다.

지훈과 노은,
도현과 종태.

‘이 아이들이…
내가 흘린 땀 위에서
 자기만의 무술을 찾아가고 있구나.’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마루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작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함과 책임감이
묵직한 무게로 가슴을 눌렀다.

언젠가,
이 검이 도장을 넘어
학교와 거리, 또 다른 도시와 나라,
그리고 글과 기록 속에서까지 전해질 거라는
막연하지만 분명한 예감이
마루의 가슴 깊은 곳에서
천천히 자라나고 있었다.

───────────────────────────

📢  To be continued…

다음 화,
노은과 지훈 사이의 감정선은 조금 더 깊어지고,
도현의 태검 기술 실험은
작은 ‘사고’와 함께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온다.

그리고 종태는
“검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첫 다짐을 마음속에 새기기 시작한다.


📖  제12화. 검은 서로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된다
– 무도는 사람을 위한 것,
그리고 사랑과 책임을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덧붙이는 글

⚔️검은 혼자 휘두를 때보다 누군가에게 건네질 때 더 깊어진다. 오늘, 마루의 검은 ‘나를 위한 검’에서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검’으로 한 발 나아간다. 지훈과 노은, 도현, 그리고 종태. 각자의 마음에 스며든 검의 의미는 머지않아 하나의 길이 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가려 한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11-26 07:20:09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Photo & Video / 영상·포토더보기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태권검도, AI시대 무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다”
  •  기사 이미지 (사)국제경찰무도연합회, 제145번째 해외지부 ‘이집트 카이로2 지부’ 공식 승인
  •  기사 이미지 컬럼비아, 멀티 스포츠 슈즈 ‘비테스™ 컬렉션’ 출시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