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야기현이 SK하이닉스의 생산거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센다이를 방문하면서 SK하이닉스의 일본 투자 가능성을 둘러싼 현지의 관심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31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서는 한·일 경제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 산업을 논의하는 일정이 진행됐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센다이를 방문하면서 일본 언론과 지역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 회장은 전날 센다이에서 열린 제1회 한일 저출산대책 심포지엄에도 참석했으며, 행사에는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도 자리했다.

행사를 마친 최 회장에게 일본 취재진은 SK하이닉스의 미야기현 공장 건설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잇달아 던졌지만, 최 회장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미야기현, 센다이 인근 30만㎡ 부지 제안

미야기현은 SK하이닉스 유치를 지역 산업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미야기현은 오히라무라의 제2센다이 북부 핵심공업단지 내 약 30만㎡ 규모의 부지를 SK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수적인 대규모 용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등 관련 인프라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설비투자는 물론 직접·간접적인 고용과 협력업체 유입을 동반하기 때문에 일본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지역경제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일본 구마모토현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 생산거점을 유치하면서 반도체 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부상한 사례도 일본 지방정부들의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 일본 각 지역도 반도체 생산거점 유치 경쟁

SK하이닉스의 일본 생산거점 후보로는 미야기뿐 아니라 간토와 홋카이도, 규슈 등 여러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SK하이닉스의 일본 투자 계획이나 공장 건설 지역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SK 측 역시 일본 투자 가능성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야기현의 적극적인 유치 움직임과 실제 SK하이닉스의 투자 결정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 일본의 강점 ‘소재·부품·장비’…SK와 시너지 가능성

SK하이닉스가 일본에 생산거점을 확보할 경우 가장 주목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다.

일본은 반도체 완제품 시장에서는 과거보다 영향력이 줄었지만 소재와 정밀 장비, 부품 등 반도체 공급망의 여러 핵심 분야에서는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이 일본의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히 공장 하나를 건설하는 차원을 넘어 한·일 반도체 생태계의 결합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태원 회장 역시 앞서 일본의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 AI·HBM 시대…첨단 기술 해외생산은 변수

그러나 실제 일본 공장이 추진되더라도 어떤 반도체를 생산하게 될지는 또 다른 문제다.

AI 산업의 급성장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첨단 반도체 기술은 단순한 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경제안보와 공급망 전략에 직결되는 분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생산거점이 현실화되더라도 생산 제품과 공정 수준, 핵심 기술의 해외 이전 여부 등은 한국의 산업정책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SK하이닉스 선택에 쏠리는 시선

미야기현은 제조업 유치를 지역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추진해 왔다.

도요타자동차와 도쿄일렉트론 등 주요 제조기업의 생산시설을 유치한 경험도 갖고 있으며,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유치 역시 주요 지역경제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반도체 공장은 본공장뿐 아니라 장비·소재·물류·서비스 등 다양한 연관 기업의 이동을 유발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그만큼 SK하이닉스를 향한 일본 지방정부들의 ‘러브콜’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인 AI 경쟁으로 반도체가 국가 전략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일본 투자에 나설지, 그리고 투자한다면 어느 지역과 어떤 방식으로 일본 반도체 생태계에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한 기업의 해외공장 후보지 문제를 넘어 향후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공급망이 경쟁과 협력 사이에서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흐름으로도 주목된다.

※ 이 기사는 한국경제 등 공개 보도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Global News24 관점에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