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도 시럽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인데 혈당이 올라갈 수 있을까?”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한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가지 않은 블랙커피 자체에는 혈당을 빠르게 올릴 정도의 당과 탄수화물이 거의 없다.
따라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변수가 있다.
바로 ‘카페인’이다.
■ 문제는 커피 속 설탕이 아니라 카페인의 단기 반응
일부 임상연구에서는 카페인을 섭취한 직후 우리 몸의 인슐린 감수성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지면 같은 양의 인슐린이 분비돼도 포도당을 처리하는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몸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커피에 들어 있는 당 때문에 혈당이 오른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블랙커피 자체의 당이 문제가 아니라 카페인이 이후 섭취한 음식의 포도당 처리 과정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 연구 결과 “카페인 섭취 후 인슐린 감수성 감소”
국제학술지 ‘Nutrition Journal’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된 무작위 대조시험 7건, 총 70명의 자료가 분석됐다.
분석 결과 카페인을 급성으로 섭취했을 때 인슐린 감수성 지표가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커피를 마시면 당뇨병에 걸린다’거나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혈당이 반드시 오른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번의 카페인 섭취에 따른 단기적인 신체 반응과 오랜 기간 커피를 섭취했을 때의 건강 영향은 서로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 우리나라 30세 이상 약 1,409만명 ‘당뇨병전단계’
혈당 문제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당뇨병 위험군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s in Korea 2024’에 따르면 2021~2022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41.1%가 당뇨병전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인구로 환산하면 약 1,409만명이다.
같은 연령대의 당뇨병 유병률은 15.5%로 약 533만명으로 추정됐다.
결국 30세 이상 성인에게 혈당 관리는 일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강 문제가 된 셈이다.
■ 그렇다고 아메리카노부터 끊을 필요는 없다
당뇨병전단계라고 해서 평소 마시던 커피부터 무조건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어떤 커피를 얼마나 마시는가’다.
아메리카노와 달리 설탕이나 시럽, 크림 등이 많이 들어간 커피음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달콤한 커피를 여러 잔 마신다면 카페인보다 음료에 포함된 첨가당과 열량이 혈당 관리에 더 직접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커피가 좋다, 나쁘다’로 구분하기보다는 블랙커피인지, 당이 첨가됐는지, 하루에 카페인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커피와 함께 먹는 ‘아침 메뉴’도 중요
혈당 관리에서는 커피 한 잔만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커피를 마신 뒤 무엇을 먹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아침 식사를 달콤한 커피와 흰빵, 과자, 케이크 등 첨가당과 정제 탄수화물 위주로 구성한다면 식후 혈당 관리에 불리할 수 있다.
반대로 달걀이나 두부 등 단백질 식품과 채소 등을 적절히 구성하고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혈당 관리의 핵심은 ‘아메리카노 한 잔’만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데 있지 않다.
■ 내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중요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양의 커피를 마셔도 어떤 사람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은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을 이루기 어렵고 속쓰림을 경험하기도 한다.
혈당 반응 역시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커피를 무조건 금지하기보다는 커피의 양과 카페인 함량, 마시는 시간, 함께 먹는 음식 등을 조절하면서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필요하다면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거나 식사와 커피를 섭취하는 시간대를 조절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아침의 아메리카노 한 잔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커피를 마셨느냐”보다 “무엇을 넣어 얼마나 마셨고, 그 뒤 무엇을 먹었으며, 내 몸이 어떻게 반응했느냐”다.
혈당 건강 역시 하나의 음식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식습관과 운동, 체중관리, 수면 등 생활습관 전반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본 기사는 일반적인 건강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혈당 이상이 지속되거나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