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경찰의 역할과 공권력에 대한 시민 감시의 의미를 되묻는 이색적인 공익광고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지난 30일 제주시 한림읍과 제주서부경찰서 일대에서 CCTV(폐쇄회로TV)를 활용한 공익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평소 시민과 거리를 바라보던 CCTV의 ‘시선’을 반대로 돌린 데 있다.

광고에는 한 시민이 CCTV 너머를 바라보는 모습과 함께 “더 큰 힘엔, 더 큰 견제. 국민이 지켜봅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특히 제주서부경찰서 앞에는 실제 촬영 기능이 없는 CCTV 형태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경찰이 시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경찰을 지켜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공권력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견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캠페인은 최근 제주에서 불거진 실종사건 처리 논란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실종 신고 처리 과정과 경찰의 초기 대응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가 제기됐으며, 사건 초기에 확보할 수 있었던 CCTV 영상 일부가 보존기간 경과로 사라진 뒤 공식 열람 요청이 이뤄졌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초동 대응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측은 경찰이 시민을 지켜보는 대표적인 장치인 CCTV의 시선을 거꾸로 돌림으로써 경찰의 역할과 책임을 시민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구성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한 특정 경찰관 개인을 공격하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시스템의 허점과 책임 문제를 풍자적으로 환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광고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무겁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공권력 역시 시민의 신뢰와 감시 속에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의 권한과 역할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그 권한이 큰 만큼 책임성과 투명성, 적절한 견제 장치 역시 함께 작동해야 한다.

특히 실종자 수색과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신고 접수 직후의 판단과 CCTV 확보, 이동 동선 확인 등 초기 대응이 이후 수색과 수사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제주경찰서 앞에 설치된 하나의 ‘거꾸로 된 CCTV’가 단순한 풍자를 넘어 우리 사회의 공권력과 시민 안전, 그리고 책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자료참고: 한겨레 보도, 이제석 광고연구소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