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섞인 연료가 차량에 주입되는 사고가 발생해 약 180대의 차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전 11시께 부산 사하구의 한 셀프주유소에서 발생했다.

당시 주유소 직원이 연료를 옮기는 작업을 하던 과정에서 휘발유 저장탱크에 경유를 잘못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혼합된 연료가 저장탱크에 머물지 않고 주유기를 통해 고객 차량에 그대로 공급됐다는 점이다.

사고 직후에는 혼유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주유소를 이용했던 일부 운전자들이 차량 운행 중 이상 증상을 느끼면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피해 운전자들은 차량에서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나거나 주행 상태에 이상이 발생하자 정비소를 찾았고, 점검 과정에서 정상적인 연료가 아닌 휘발유와 경유가 혼합된 연료가 주입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운전자들이 주유소와 한국석유관리원 등에 관련 사실을 알리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주유소 측이 파악한 피해 차량은 약 18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피해 규모는 혼합 연료의 비율과 주입량, 차량 종류, 혼유 상태에서 운행한 거리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수리비는 피해 정도에 따라 100만원대에서 시작해 심각한 경우 수천만원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잘못된 연료가 차량의 연료 공급 계통이나 엔진 관련 부품에 영향을 미칠 경우 수리 범위가 커질 수 있어 피해 차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유소 측은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차량 소유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부산 사하구도 한국석유관리원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주유소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와 처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행 석유 관련 법령에 따라 품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품질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석유제품을 판매할 경우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조사 결과 가짜 석유로 판단되거나 품질 부적합 제품으로 판정될 경우 위반 내용과 고의·중과실 여부 등에 따라 사업정지 또는 경고 등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사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경우 위반 유형에 따라 상당한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사하구는 한국석유관리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법령을 검토해 필요한 행정처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셀프주유소에서 발생했지만 소비자가 직접 주유기를 사용한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가 아니라 주유소 내부에서 저장탱크에 연료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고 원인과 책임 범위, 정확한 피해 차량 규모와 보상 절차 등은 향후 조사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한 번의 연료 관리 실수가 다수 차량의 피해로 이어진 만큼 주유소의 연료 입고·저장 과정에서 혼유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체계와 안전절차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