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24]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이 이제 암 치료 영역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모더나와 미국 머크(MSD)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면서 mRNA 기술의 활용 범위가 감염병 예방을 넘어 본격적인 치료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환자마다 서로 다른 암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한 뒤 개인별 치료제를 제작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획일적인 치료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 환자마다 다른 암…치료제도 개인별로 만든다
암은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환자에 따라 유전적 돌연변이와 특성이 다를 수 있다.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는 이러한 차이를 치료에 활용한다.
환자의 정상 조직과 종양 조직을 분석해 암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돌연변이를 찾아낸 뒤,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신생항원을 선정한다. 이후 해당 정보를 mRNA에 담아 환자에게 투여한다.
체내에 전달된 mRNA는 면역계가 암세포의 특징을 인식하도록 돕는 일종의 ‘설계 정보’ 역할을 한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 몸의 T세포에 “이런 특징을 가진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라”는 표적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 ‘암 백신’이라고 불리지만 예방백신과는 다르다
이러한 치료 방식은 흔히 ‘암 백신’이라고 불리지만 코로나19나 독감 백신처럼 건강한 사람이 암을 예방하기 위해 맞는 백신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번에 연구된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는 이미 암 진단과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암세포를 면역계가 찾아내도록 유도해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 목적의 접근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의미의 ‘암 예방주사’가 개발됐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 키트루다와 병용…3상에서 긍정적 결과
모더나와 MSD는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한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하는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병용 치료군은 키트루다 단독 치료군과 비교해 무재발생존과 원격전이 없는 생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구체적인 효과 수치는 향후 학술대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mRNA 기반 개인맞춤형 암 치료가 대규모 후기 임상 단계에서도 실제 치료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
다만 임상 3상의 긍정적인 결과가 곧바로 모든 암 환자가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부 연구 결과와 규제기관의 심사, 생산·공급 체계 구축 등의 과정이 남아 있다.
■ 면역항암제와 mRNA가 역할 분담
병용 치료의 핵심은 두 치료법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면역체계를 돕는다는 것이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신호를 차단하는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다.
개인맞춤형 mRNA 치료제는 이와 달리 면역세포에 어떤 암세포를 공격해야 하는지 보다 구체적인 표적 정보를 제공한다.
하나는 암세포가 만들어 놓은 면역의 ‘브레이크’를 풀고, 다른 하나는 면역세포에 공격해야 할 ‘표적’을 알려주는 셈이다.
두 기술의 결합을 통해 수술 이후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까지 면역계가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연구의 중요한 목표다.
■ 환자 한 명을 위한 치료제…제조 속도가 과제
개인맞춤형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 한 명을 위한 치료제를 별도로 설계하고 생산한다는 것이다.
현재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종양 조직 확보 이후 유전자 분석, 치료 표적 선정, mRNA 치료제 설계·생산 및 품질검사를 거쳐 첫 투여까지 약 6~8주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실제 의료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이 시간을 단축하고 안정적인 대량 생산 및 개인별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치료 비용 역시 상용화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mRNA 기술, 희귀질환까지 확장
mRNA 기술의 가능성은 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정 효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희귀질환에서도 세포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의 치료제가 연구되고 있다.
기존 방식이 부족한 물질을 외부에서 공급하는 데 집중했다면, mRNA 치료는 환자의 세포가 필요한 단백질이나 효소를 스스로 만들도록 ‘제작 지침’을 전달하는 접근이다.
이 때문에 mRNA는 하나의 특정 약물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 플랫폼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 코로나19가 보여준 기술, 이제 치료 영역으로
mRNA 연구 자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개발과 접종을 통해 mRNA 기술의 생산과 전달 체계가 세계적으로 크게 발전하면서 관련 연구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현재 연구 방향은 감염병 백신을 넘어 암과 희귀질환, 면역치료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환자 개개인의 종양 특성을 분석해 치료제를 별도로 설계하는 방식이 현실화된다면 미래 암 치료는 ‘같은 암에는 같은 약’이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의 암 특성에 맞춰 치료법을 설계하는 초개인화 의료로 한 단계 더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임상 3상 성과는 mRNA 기술이 코로나19 시대의 백신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정밀의료와 암 치료를 구성하는 핵심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GLOBAL NEWS24 AI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