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24 경북=편집국]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심장으로 성장해 온 경북 포항이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배터리 산업도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포항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에는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전구체와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산업이 집적되면서 포항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배터리 소재 전주기 산업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경북 포항은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경북도가 제시한 특화단지의 장기 목표는 2030년까지 포항을 세계적인 이차전지 원료·소재 생산기지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특히 포항이 가진 경쟁력은 배터리 완제품 조립보다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에 있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과 분리막 등 다양한 핵심 소재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다.
포항에는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소재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 소재산업에 이어 최근에는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분야로 산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2026년 1월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와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제조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계획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5,000억원이 투자된다.
약 4만5천㎡ 규모의 부지에 ESS와 전기자동차용 LFP 양극재 생산설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사업이다.
계획된 생산규모는 연간 5만 톤이며 에너지용량 기준으로는 연간 29GWh 수준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약 250명의 신규 고용도 기대된다.
LFP 배터리는 리튬과 인산철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등을 바탕으로 ESS와 보급형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포항이 기존 NCM 중심의 배터리 소재산업에 LFP를 추가하면 특정 배터리 기술에 집중된 산업구조를 보다 다양화할 수 있다.
경북의 목표는 단순히 양극재 생산량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원료에서 전구체, 양극재와 음극재, 배터리 재활용까지 하나의 지역에서 연결되는 전주기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항에는 이미 이러한 산업구조의 기반이 형성돼 있다.
에코프로는 포항 영일만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원료와 전구체, 양극재와 리사이클링을 연결하는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해왔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포항을 중심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기반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전구체와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재활용 관련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면서 포항 배터리산업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배터리산업에서 소재 공급망은 매우 중요하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리튬과 니켈, 코발트와 흑연 등 핵심광물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이 자국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이유다.
포항은 이러한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산업도 함께 육성하고 있다.
사용을 마친 전기차 배터리에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핵심광물이 남아 있다.
이를 회수해 다시 배터리 소재로 사용하면 해외 원료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을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관련 기업의 산업단지 입주를 가로막던 규제도 개선되고 있다.
2026년 8월 정부의 투자혁신 지원방안에 경북도가 건의한 ‘이차전지 연관업종 국가산단 입주 허용’ 과제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 등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재자원화 기업이 구미와 포항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됐다.
경북도가 공개한 입주의향 기업의 투자계획을 기준으로 관련 투자규모는 1,000억원 이상, 신규 고용은 130여 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배터리산업의 영역이 ‘생산’에서 ‘순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물을 수입해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사용 후 버리는 일방향 구조에서 벗어나 사용후 배터리에서 다시 광물을 회수해 새로운 소재로 만드는 순환경제 구조다.
포항이 구축하고 있는 배터리 생태계의 중요한 축이다.
연구개발 인프라도 포항의 강점이다.
포항에는 포스텍과 RIST, 경북테크노파크 등 연구·기업지원 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산업단지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연결되면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고 실제 생산공정에서 검증한 뒤 사업화하는 과정이 빨라질 수 있다.
배터리산업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리튬이온배터리뿐 아니라 LFP와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 새로운 음극재와 배터리 재활용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생산공장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시험·평가,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함께 확보해야 장기적인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포항이 가진 항만 인프라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배터리 소재산업은 대량의 원료를 들여오고 생산된 소재를 국내외 공장으로 운송해야 하는 산업이다.
포항항과 영일만항을 활용하면 원료 수입과 제품 수출을 연결하는 물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포항에서 생산된 배터리 소재가 항만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세계시장으로 공급된다면 포항은 제조도시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소재 공급망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역경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규모 배터리 소재공장이 들어서면 직접 고용뿐 아니라 설비와 물류, 정비와 서비스 등 관련 산업의 수요가 함께 발생한다.
기존 철강·소재기업이 배터리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포항의 오랜 소재산업 경험은 새로운 배터리 소재산업에서도 중요한 자산이다.
철강산업을 통해 축적한 소재와 공정기술, 산업단지와 항만 인프라를 첨단 배터리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전체의 산업지도에서도 포항의 역할은 중요하다.
경북지사 1호에서 소개한 구미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중심으로 첨단 전자산업의 새로운 축을 만든다면 포항은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담당한다.
구미의 반도체와 포항의 배터리.
두 산업은 AI와 전기차, 로봇과 에너지저장장치 등 미래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기반기술이다.
경북이 전통 제조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를 확장하는 두 개의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 과정에서 수요 변동과 가격경쟁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소재기업은 특정 시장이나 제품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LFP와 고성능 배터리, ESS와 재활용 등 사업영역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환경문제도 중요하다.
배터리 소재 생산과 재활용 과정에서 환경과 안전 기준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인력 확보도 장기적인 과제다.
연구개발과 생산공정, 품질관리와 재활용 등 각 분야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지역에서 양성하고 청년들이 포항에서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산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포항은 이미 소재산업과 연구개발, 산업단지와 항만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배터리 기업의 투자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정책이 결합되고 있다.
과거 철강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포항이 이제 배터리 소재를 통해 또 한 번의 산업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철강도시 포항’에서 ‘글로벌 배터리 소재도시 포항’으로.
광물과 소재에서 양극재·음극재, LFP와 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동해안에서 구축되고 있다.
Global News24는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와 LFP 양극재 투자, 배터리 소재기업의 성장 및 사용후 배터리 재자원화를 포함한 경북 배터리산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