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24 충남=편집국]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에너지 생산지역인 충남이 수소와 해상풍력·태양광을 중심으로 산업구조의 대전환에 나서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산업화를 뒷받침했던 석탄화력발전과 철강·석유화학 중심의 에너지산업을 미래 청정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 중심에는 보령과 당진, 서산을 연결하는 충남 서해안 산업벨트가 있다.
충남은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력 생산지역이었다.
보령과 당진, 태안 등 서해안에는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섰고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수도권과 전국의 산업현장으로 공급돼 왔다.
당진에는 철강산업이, 서산 대산지역에는 대규모 석유화학산업이 집적돼 있다.
그러나 세계 산업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면서 석탄과 석유 중심의 에너지체계를 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저탄소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충남에는 이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
기존 화력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 발전산업과 연결된 지역경제와 일자리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남이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발전·항만·산업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새로운 에너지산업으로 전환해 또 다른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핵심 가운데 하나가 수소다.
수소는 사용할 때 탄소를 직접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발전과 산업,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가 실제 청정에너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산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이고 경제적인 저장·운송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충남은 수소를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실제 산업과 발전에 활용하는 단계까지 연결하는 전주기 생태계를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의 계획에는 보령의 수전해 수소생산기지와 당진의 탄소포집 연계 수소생산기지가 포함돼 있다.
보령에서는 연간 360톤 규모의 수전해 수소생산 기반을, 당진에서는 연간 720톤 규모의 탄소포집 연계 수소생산 기반을 추진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 생산과정의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수소산업의 확대는 재생에너지 산업과도 직접 연결된다.
충남 서해안은 해상풍력 발전의 잠재력이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충남은 서해안에 총 2.72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의 2026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계획된 5개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4개 사업이 발전사업 허가를 확보한 상태다.
보령과 태안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해상풍력에서 생산한 전력을 산업단지에 직접 공급하거나 장기적으로 수전해 수소생산에 활용한다면 재생에너지와 수소가 하나의 산업체계로 연결될 수 있다.
태양광도 확대되고 있다.
충남은 산업단지와 공장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공장 지붕과 주차장 등 이미 개발된 공간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토지개발을 줄이면서 기업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대응과도 연결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국제적인 움직임이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배출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수출 제조기업에도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가 새로운 경쟁조건이 되고 있다.
충남에 위치한 철강과 석유화학, 자동차·디스플레이 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기반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충남은 수소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활용하는 산업도 함께 육성하고 있다.
보령에서는 수소가스터빈 시험센터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총사업비는 480억원 규모이며 2026년까지 관련 기반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수소가스터빈은 기존 천연가스 발전에 수소를 혼합하거나 장기적으로 수소의 비중을 높여 발전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이다.
실제 발전설비에 새로운 연료와 부품을 적용하려면 안전성과 성능, 내구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
시험센터는 기업이 개발한 수소터빈 관련 부품과 기술을 실증하는 기반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소산업은 저장과 운송기술도 중요하다.
수소는 부피가 크고 저장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대규모 산업에 활용하려면 효율적인 저장·운송체계가 필요하다.
고압 기체와 액화수소, 암모니아 등 다양한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충남은 항만과 발전소, 산업단지가 가까이 있다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서산 대산항과 당진항, 보령항 등 서해안 항만을 청정에너지 공급망과 연결하면 해외에서 생산된 청정수소와 암모니아를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산업단지로 공급하는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운송한 뒤 필요한 지역에서 다시 활용하거나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충남은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발전·산업기술 실증을 통해 관련 산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대산 지역의 수소산업도 중요한 축이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는 다양한 화학공정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사용해 온 지역이다.
기존 석유화학산업에서 축적된 가스 처리와 저장·배관, 안전관리 기술은 미래 수소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산업자산이다.
2025년 대산에서는 연간 5,500톤 규모의 수소 출하센터가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 산업에서 발생하거나 생산되는 수소를 필요한 지역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통기반이 확대된 것이다.
당진 역시 중요한 수소산업 거점이다.
당진에는 대규모 철강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공정기술이 필요하다.
세계 철강산업에서는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미래 기술 가운데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
기술의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수소와 철강산업이 함께 집적된 당진은 장기적으로 관련 산업전환을 준비할 수 있는 지역이다.
충남은 수소도시 사업도 추진해 왔다.
보령과 당진 등에서는 수소를 발전과 산업뿐 아니라 도시의 에너지시스템과 연결하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수소 생산과 배관,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시설을 실제 도시공간에서 운영하며 기술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수소산업이 연구실과 대규모 산업시설을 넘어 일상적인 에너지시스템으로 확장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탄소포집·활용 기술도 충남의 산업전환과 연결된다.
철강과 석유화학, 발전산업에서는 공정 특성상 단기간에 모든 탄소배출을 없애기 어려운 분야가 존재한다.
이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활용하는 CCU 기술이 하나의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충남은 보령·서산을 중심으로 CCU 기술개발과 산업화를 추진하며 기존 산업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탄소자원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산업의 문제인 동시에 지역경제의 문제다.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지되면 발전소에서 일하던 근로자와 협력업체, 주변 상권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에너지산업을 육성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중요하다.
충남은 석탄화력 폐지지역의 산업과 고용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소가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에너지 전환은 지역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발전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수소와 재생에너지, 해상풍력과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
충남지사 2호에서 소개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과도 연결된다.
수소는 발전과 산업뿐 아니라 상용차와 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보령의 친환경 모빌리티 시험평가 기반과 서산·태안의 미래 항공모빌리티 산업이 재생에너지와 수소산업을 만나면 충남만의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로 확장할 수 있다.
1호에서 소개한 천안·아산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에너지 전환은 중요하다.
첨단 제조공장은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기업들이 글로벌 탄소규제와 RE100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결국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철강과 석유화학 등 충남의 주력산업 전체가 에너지 전환과 연결된다.
충남의 전략은 기존 산업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산업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축적한 발전과 철강·석유화학, 항만과 제조업의 기반을 미래 청정에너지 산업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발전소는 수소발전과 재생에너지의 거점으로, 항만은 청정에너지 물류기지로, 산업단지는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사용하는 저탄소 제조단지로 변화할 수 있다.
충남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 온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가’에서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산업에 공급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석탄에서 수소로.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대규모 발전 중심에서 산업과 지역이 함께 사용하는 분산형 에너지로.
충남의 에너지산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충남지사 창간 시리즈에서도 그 연결이 나타난다.
1호에서는 천안·아산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을 살펴봤다.
2호에서는 자동차 제조기반이 차량용 반도체와 AI, 자율주행·UAM으로 확장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소개했다.
3호에서는 이 첨단 제조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어떻게 수소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대한민국 화력발전 중심지 충남’에서 ‘대한민국 청정에너지 산업 중심지 충남’으로.
보령과 당진·서산의 발전소와 산업단지, 항만이 수소와 해상풍력·태양광, 탄소포집 기술로 다시 연결되면서 충남 서해안에 새로운 에너지산업벨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Global News24는 충남의 수소 생산·저장·활용 산업과 보령 수소가스터빈 시험기반, 당진·서산 산업전환, 서해안 해상풍력 및 석탄화력 폐지지역의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전환 과정을 지속적으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