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24 경북=편집국]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핵심 지역인 경북이 경주를 중심으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산업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의 전략은 기존 대형 원전의 운영에 머무르지 않는다.
차세대 원자로 연구개발과 SMR 제조, 소재·부품·장비 산업과 시험·인증, 전문인력 양성과 수출산업까지 연결해 경주를 글로벌 차세대 원자력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 중심에는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있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전기출력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의미하며 주요 기기를 모듈 형태로 제작해 공장에서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 원전과 비교해 건설방식의 유연성을 높이고 다양한 산업현장과 분산형 전력망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세계 각국이 차세대 원자력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경북은 이러한 세계 원자력산업 변화에 대응해 경주를 SMR 연구와 산업화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주 감포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조성되고 있다.
이곳은 혁신원자력 연구개발과 실증, 차세대 원자력 기술개발 등을 담당하는 연구거점이다.
경북이 구상하는 산업생태계의 핵심은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이 연구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연구소에서 차세대 원자로 기술을 개발하고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에서 관련 소재와 부품·장비를 개발·생산하며 기업이 이를 사업화하는 것이다.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는 동경주 일원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북이 공개한 기존 조성계획에서는 약 150만㎡ 규모에 약 3,966억원을 투입해 혁신형 SMR 제조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을 집적하는 구상이 제시됐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연구개발 기능과 국가산단의 제조산업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SMR은 설계기술만으로 산업화할 수 없다.
원자로를 구성하는 수많은 소재와 부품, 밸브와 펌프, 배관과 열교환기, 계측·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기자재가 필요하다.
또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와 시험·인증이 요구된다.
따라서 SMR 시장이 확대되면 원자로 자체뿐 아니라 이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경북은 이 시장을 지역 제조기업의 새로운 기회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MR 제작지원센터와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도 추진해 왔다.
경북도와 경주시, 한국재료연구원은 SMR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과 제작지원 기반 구축, 공인 인증체계 및 테스트베드, 전문인력 양성 등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SMR은 모듈화된 설계 특성 때문에 정밀용접과 첨단 가공, 3D프린팅과 자동화 제조기술 등 다양한 혁신 제조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경북의 전통 제조산업과 새로운 원자력 기술이 만나는 지점이다.
2026년에는 경주의 SMR 산업전략이 한 단계 더 확대되고 있다.
경북도는 국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인 i-SMR 초도호기의 경주 유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6년 2월에는 경주에서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i-SMR 부지유치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유치전략을 논의했다.
이어 3월에는 국회에서 철강산업 재도약과 탄소중립을 위한 SMR 정책 논의를 진행했다.
4월에는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 POSTECH·한동대학교·동국대학교 WISE캠퍼스·위덕대학교가 경주 i-SMR 초도호기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주의 SMR 산업이 경주 한 도시의 사업에서 포항과 지역 대학까지 연결되는 광역 산업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포항 철강산업과의 연결이 주목된다.
철강산업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되면서 철강 생산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포항 철강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경북은 SMR에서 생산되는 전력과 향후 수소 생산기술을 포항 철강산업의 저탄소 전환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원자력과 철강이라는 경북의 두 산업이 새로운 에너지산업 생태계에서 만나는 것이다.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다.
원자력산업은 설계와 재료, 기계와 전기·전자, 안전과 방사선 등 다양한 분야의 고급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2026년 협약에 참여한 지역 대학들은 SMR 관련 석·박사급 연구인력부터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실무형 전문인력까지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경주 SMR 국가산단에 기업이 집적되면 이들 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지역 대학이 공급하는 산학연계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경북이 가진 기존 원자력 산업기반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경북에는 울진과 경주를 중심으로 다수의 상업용 원전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원자력 관련 연구·교육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원전의 설계와 건설, 운영에서 연구와 인력양성까지 다양한 원자력 산업기반이 지역에 축적돼 있다.
경북은 이 기반을 차세대 SMR 산업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경주의 SMR과 울진의 원자력수소를 연결하는 전략도 추진되고 있다.
울진에서는 원자력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관련 기업을 집적하는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경주에서 차세대 원자로와 SMR 제조산업을 육성하고 울진에서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산업을 발전시킨다면 경북 동해안 전체가 차세대 에너지산업 벨트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포항의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산업이 더해진다.
경주에서 개발되는 SMR 기술이 안정적인 전력과 수소 생산으로 이어지고 이를 포항의 첨단 제조산업과 연결하는 구조다.
경북지사 2호에서 소개한 포항의 배터리 소재산업 역시 대규모 전력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중요한 산업이다.
결국 에너지산업은 다른 첨단산업을 움직이는 기반이다.
경북지사 1호의 구미 반도체, 2호 포항 배터리 그리고 3호 경주 SMR은 서로 독립된 산업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첨단산업 생태계로 연결될 수 있다.
반도체는 AI와 첨단 제조의 두뇌가 되고 배터리는 미래모빌리티와 에너지저장장치를 움직인다.
SMR은 이러한 첨단 제조산업에 필요한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전원 가운데 하나로 연구·개발되고 있다.
경북이 추진하는 미래산업 지도의 윤곽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세계시장 진출도 중요한 목표다.
SMR은 공장에서 주요 모듈을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지향하기 때문에 제조기술의 표준화와 공급망 경쟁력이 중요하다.
경주에서 원자로 기술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와 제조기술, 시험·인증체계까지 구축한다면 국내 SMR 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경북 기업이 공급망에 참여할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다만 SMR 산업이 실제 대규모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안전성 검증과 규제기관의 인허가가 중요하다.
경제성 확보와 건설기간 단축, 표준화된 대량생산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세계 각국이 서로 다른 SMR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어떤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지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
지역사회와의 소통 역시 중요하다.
원자력 시설은 안전과 환경에 대한 주민의 신뢰가 필수적인 만큼 사업 추진과정에서 충분한 정보공개와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경북은 연구기관과 원전 운영 경험, 제조업 기반과 관련 대학을 한 지역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산업적 강점을 갖고 있다.
연구소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국가산단에서 기업이 제품을 만들며 대학에서 전문인력을 공급하는 구조.
경북이 그리고 있는 SMR 산업생태계의 모습이다.
천년고도 경주가 역사문화도시라는 기존의 이미지에 첨단 원자력 연구·산업도시라는 새로운 역할을 더하고 있다.
‘대한민국 원자력 중심 경북’에서 ‘글로벌 차세대 원자력 산업거점 경북’으로.
경주에서 시작되는 SMR 연구와 제조산업이 포항 철강, 울진 원자력수소와 연결되며 경북 동해안의 새로운 에너지 산업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Global News24는 경주 i-SMR 초도호기 유치와 SMR 국가산업단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및 SMR 제조·소부장 기업 생태계 구축 과정을 지속적으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