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24 강원=편집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청정지역 강원특별자치도가 반도체 산업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택하고 첨단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원주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수도권+원주권→중부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반도체 산업의 핵심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강원이 만들려는 반도체 산업은 단순히 대규모 반도체 생산공장을 유치하는 전략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문인력을 교육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기업이 개발한 제품과 부품을 시험·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한 뒤 기업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강원도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반도체 산업전략은 크게 사람과 공간, 산업과 기업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사람이다.

강원은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보다 먼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10년 동안 반도체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특성화고 반도체학과에서 실무형 인력을 교육하고 대학에서는 공유대학과 반도체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고급 연구인력까지 이어지는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를 지원하는 거점이 반도체 교육센터다.

학생과 기업 재직자가 반도체 제조공정과 장비를 직접 경험하고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매우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서더라도 장비를 운용하고 공정을 관리할 기술인력이 없다면 산업생태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강원이 기업유치와 동시에 인재양성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는 이유다.

두 번째 축은 공간이다.

강원은 원주권에 반도체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단지와 특화지구를 조성하고 전력과 용수, 교통 등 기반시설을 확보해 반도체 산업의 성장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원주의 지리적 위치도 강점으로 꼽힌다.

원주는 수도권과 철도·고속도로를 통해 연결돼 있고 강원 남부와 충청권을 연결하는 중부권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수도권 반도체 산업과의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산업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강원이 주목하는 경쟁력이다.

하지만 강원 반도체 전략에서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세 번째 축인 R&D와 테스트베드다.

강원은 대규모 생산시설 경쟁만으로 기존 반도체 산업지역과 경쟁하기보다 강원이 이미 보유한 산업과 반도체를 연결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의료 AI 반도체다.

원주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다.

의료기기와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대학과 병원·연구기관이 오랫동안 관련 산업생태계를 형성해 왔다.

여기에 AI 반도체를 결합하는 것이다.

의료기기는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의료영상과 생체신호, 각종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려면 고성능 반도체와 AI 기술이 필요하다.

모든 데이터를 대형 데이터센터로 전송하지 않고 의료기기 자체에서 빠르게 분석하는 엣지 AI 기술이 확대될 경우 의료기기용 AI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강원은 이러한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원주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는 의료 AI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센터 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추진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19억원 규모다.

의료 AI 반도체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교육·연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6년에는 의료기기 반도체 실증플랫폼 구축사업도 최종 선정됐다.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반도체를 실제 제품환경에서 검증하고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과 의료기기 안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료기기는 사람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 연결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검증이 요구된다.

따라서 반도체 기업이 의료시장에 진입하려면 실제 의료기기 환경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증기반이 중요하다.

강원은 원주의 의료기기 산업을 이러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축은 미래차 반도체다.

원주 부론일반산업단지에는 미래차 전장부품 시스템반도체 신뢰성 검증센터 구축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이며 총사업비는 351억원 규모다.

센터에는 시스템반도체의 성능과 고장분석, 환경·내구성과 시뮬레이션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장비가 구축될 예정이다.

자동차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변화하면서 차량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와 중요성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는 여름철 고온과 겨울철 저온, 지속적인 충격과 진동 등 일반 전자제품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차량용 반도체는 높은 수준의 내구성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더라도 실제 자동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이 어렵다.

원주에 구축되는 신뢰성 검증센터가 필요한 이유다.

강원은 이를 횡성의 미래차 산업과 연결할 수 있다.

횡성에는 미래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험·평가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배터리 안전성 평가와 재제조 평가, 전자파 환경평가를 비롯해 2026년 말에는 실도로 자율주행 평가센터와 산악도로 자율주행 평가센터, 수요맞춤형 PBV 지원센터 등이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강원은 산악도로라는 지역적 특성을 미래차 산업의 약점이 아니라 실증 경쟁력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평탄한 도심도로뿐 아니라 경사와 굴곡이 많은 실제 산악환경에서 자율주행 시스템과 전장부품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미래차가 원주·횡성에서 연결되는 구조다.

세 번째 테스트베드는 반도체 소모품 분야다.

원주 부론일반산업단지에는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가 구축되고 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427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센터에는 시험·분석과 공정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장비가 구축되고 시제품 제작과 시험, 기술지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생산공정에서는 수많은 소재와 부품·소모품이 사용된다.

이들 제품이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품질과 성능, 공정 안정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생산환경과 같은 시험시설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

공동 실증센터가 중요한 이유다.

기업이 새로운 소재나 부품을 개발하고 실증센터에서 성능을 검증한 뒤 실제 반도체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다면 강원에서도 새로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강원은 2026년 6월 강원권 반도체 테스트베드 실무협의체 회의를 개최하며 이러한 개별 시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의료 AI 반도체와 미래차 반도체, 반도체 소모품 실증 인프라를 각각 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연구기관이 필요한 시설을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강원 반도체 전략의 중요한 특징이다.

대규모 웨이퍼 생산량만으로 다른 지역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특화된 반도체 기술을 실제 산업에서 시험하고 검증하는 지역’으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가진 산업구조도 이러한 전략과 연결된다.

원주에는 의료기기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있다.

횡성에는 미래차와 e-모빌리티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춘천에는 바이오와 데이터산업이 있고 강릉과 동해·삼척에서는 수소와 에너지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각 산업에 AI와 반도체 기술이 들어가면 강원 전체가 반도체의 실증무대가 될 수 있다.

의료기기에는 의료 AI 반도체가 들어가고 미래차에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가 들어간다.

스마트팩토리와 로봇에는 센서와 제어용 반도체가 필요하고 에너지산업에는 전력반도체가 활용된다.

반도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산업을 넘어 강원의 여러 미래산업을 연결하는 기반기술이 되는 것이다.

기업유치는 이 전략의 마지막 퍼즐이다.

시험·실증시설과 인재가 있어도 실제 기업이 지역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산업생태계가 완성되기 어렵다.

강원은 반도체 관련 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위한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산업분석과 투자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새로운 지역에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저렴한 부지만이 아니다.

필요한 전문인력을 구할 수 있는지, 제품을 시험할 시설이 있는지, 협력기업과 연구기관이 가까이 있는지, 전력과 용수·교통망이 안정적인지를 함께 살펴본다.

강원이 인력과 공간, 테스트베드와 기업유치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반도체 산업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주요 생산과 연구시설은 경기 남부를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강원은 이 거대한 산업생태계와 경쟁하기보다 원주의 접근성을 활용해 기능을 분담하고 새로운 산업영역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개발된 반도체를 원주의 의료기기와 횡성 미래차 산업에서 실증할 수도 있고 강원에서 성장한 소부장 기업이 수도권 반도체 공급망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장기 개발계획에서도 반도체는 핵심 첨단산업벨트 가운데 하나다.

강원특별자치도 미래산업글로벌도시 개발 종합계획은 춘천·원주·강릉·철원을 연결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첨단산업벨트의 한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도체를 원주 한 도시의 산업으로 끝내지 않고 강원 전역의 미래산업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투자와 전문인력이 필요한 분야다.

이미 국내 여러 지역이 반도체 기업과 국가사업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강원이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과 똑같은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의료 AI와 미래차 등 강원만의 산업적 강점을 더욱 분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교육을 받은 학생이 수도권 기업으로 이동한다면 지역 산업생태계가 성장하기 어렵다.

지역기업의 좋은 일자리와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환경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테스트베드 역시 시설을 건설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실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제품과 특허, 투자와 매출이 만들어져야 한다.

시설 구축 이후의 운영성과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강원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2026년 강원권 반도체 테스트베드 실무협의체가 가동되고 의료기기 반도체 실증플랫폼 사업이 새롭게 선정되면서 원주를 중심으로 구축해 온 인프라가 점차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연결되고 있다.

‘관광과 자연의 강원’이라는 기존 이미지에 ‘첨단산업의 강원’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강원지사 창간 1호가 반도체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원의 미래를 관광산업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의 의료기기와 AI 반도체.

횡성의 미래차와 차량용 반도체.

그리고 반도체 소모품과 시험·실증 산업.

서로 다른 산업이 하나의 반도체 생태계로 연결되고 있다.

‘대한민국 청정·관광지역 강원’에서 ‘대한민국 미래산업특별자치도 강원’으로.

원주에서 시작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도전이 수도권과 강원을 잇는 중부권 첨단산업벨트로 확장되고 있다.

Global News24는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와 의료 AI 반도체,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및 강원 반도체 전문인력·기업 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