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News24 대전=편집국]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중심지 대전이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연구도시’를 넘어 글로벌 첨단산업 도시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

대덕특구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를 비롯한 대학, 연구소와 첨단기술 기업이 집적돼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 온 연구개발 역량이 한 지역에 집중된 것이 대전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대전이 그리고 있는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을 논문과 연구성과에 머물게 하지 않고 기업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AI와 반도체, 바이오와 국방, 로봇 등 미래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서 실증, 창업과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6년 대전은 AI 핵심 거점도시 조성을 주요 미래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는 AI 산업 발전에 필요한 연산·데이터 인프라를 확대하고 GPU 기반 거점 데이터센터와 공공·산업 AI 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AI 기술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연산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생성형 AI와 산업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고성능 GPU와 데이터센터가 핵심 기반시설이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독자적으로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

대전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연산·데이터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이유다.

대덕특구가 가진 연구개발 역량과 AI 컴퓨팅 인프라가 결합되면 새로운 기술의 개발속도를 높이고 기업의 초기 비용부담을 낮출 수 있다.

대전은 AI 자체만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전략산업 전체를 변화시키는 기반기술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AI 반도체다.

대전은 국산 AI 반도체의 실증과 확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 AI 반도체 기업 등이 참여하는 국산 AI 반도체 기반 마이크로데이터센터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규모는 324억원이다.

마이크로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중앙 데이터센터보다 현장 가까이에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소형화한 데이터센터다.

공장과 병원, 교통시설과 공공기관 등 데이터가 실제 발생하는 장소 가까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면 처리속도와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국산 AI 반도체를 실제 산업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할 수 있다.

대전의 강점은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연구기관과 실제 기술을 실증할 산업환경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ETRI를 비롯한 출연연구기관이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이 이를 제품과 서비스로 발전시키며 도시와 산업현장에서 실증하는 구조다.

연구성과의 사업화도 2026년 대덕특구의 중요한 과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2026년 대덕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예산은 총 326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전략기술 연구성과 사업화 R&BD에 131억5천만원, 지역혁신 실증 스케일업 R&BD에 148억6천만원, 이노폴리스캠퍼스 지원사업에 14억원 등이 투입된다.

목표는 연구실의 기술을 실제 시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좋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산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만들고 실제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해야 하며 고객을 확보하고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이 과정에서 기술개발 자금과 실증공간, 전문인력과 해외시장 정보가 필요하다.

대덕특구는 연구개발 이후의 이러한 과정을 지원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AI기업의 글로벌 성장 지원도 확대된다.

특구재단은 2026년 전 특구 공통사업으로 210억원 규모의 AI 글로벌 빅테크 사업과 국가전략기술 분야 연구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75억원 규모의 전략육성 사업, 해외 실증과 시장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PoC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이다.

대전은 AI를 다른 전략산업과 결합하는 ‘AX’에도 주목하고 있다.

AX는 AI Transformation, 즉 인공지능 전환을 의미한다.

기업과 산업의 업무·생산·연구개발 과정에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대전의 대표적인 AX 분야 가운데 하나는 국방산업이다.

대전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관련 연구기관, 방산기업이 집적돼 있고 방위사업청도 이전하면서 국방산업의 행정·연구개발 기반이 강화됐다.

대전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되는 국방산업 육성계획을 마련하고 AI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방산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방산 AX 클러스터와 국방 실증기반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기술을 실제 방산산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로봇산업도 AI와 연결되고 있다.

2026년 대전에서는 ‘대전 첨단로봇 커넥트’가 열렸다.

기존 시민체험과 경진대회 중심의 행사를 기업 간 협력과 투자유치, 기술사업화를 강화하는 산업형 행사로 확대했다.

특히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과 연계해 AI와 드론, 첨단로봇과 국방산업이 서로 만나는 융합 생태계를 보여줬다.

AI와 로봇이 결합하면 사람이 원격으로 모든 동작을 제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로봇이 주변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형 로봇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방뿐 아니라 제조와 물류, 재난안전과 의료 등 활용분야도 넓다.

바이오산업 역시 대전의 중요한 미래산업이다.

대덕특구에는 생명과학 분야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바이오기업, KAIST를 비롯한 연구·교육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대전은 이러한 기반을 활용해 바이오헬스 연구개발과 실증, 기업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연결하는 산업생태계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AI가 바이오와 결합하면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의료데이터 분석, 진단기술 등 연구개발 과정의 효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AI 반도체와 첨단센서 역시 서로 연결된다.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변환경을 인식하려면 센서가 필요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다.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판단을 내린다.

반도체와 센서, AI와 로봇이 하나의 기술생태계로 연결되는 것이다.

대전이 여러 전략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별 산업을 따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덕특구의 다양한 기술을 서로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것이다.

대전의 또 다른 경쟁력은 인재다.

KAIST를 비롯한 대학과 연구기관에는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자와 학생들이 모여 있다.

대덕특구의 연구인력이 기업과 창업으로 이동하고 새로운 스타트업이 성장한다면 연구도시 대전의 기술력이 실제 지역경제와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다.

연구소기업도 중요한 모델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을 설립하거나 기존 기업과 협력해 사업화하면 연구성과가 시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대덕특구는 이러한 기술사업화 모델을 가장 오래 실험해 온 지역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수한 연구성과가 반드시 지역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전에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한 기업이 성장한 뒤 수도권이나 해외로 이전한다면 지역경제에 남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기업이 대전에서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와 인재, 산업용지와 실증환경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기관과 기업 사이의 기술이전 속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자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기업은 시장과 제품을 바라보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목표와 시간표를 가지고 있다.

이 사이를 연결하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과 투자자,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 진출 역시 과제다.

딥테크 기업은 기술력이 뛰어나더라도 해외 인증과 현지 실증, 투자유치와 마케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덕특구의 기술을 세계시장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PoC와 해외 거점 네트워크가 필요한 이유다.

대전은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도시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과학기술이 시민의 일자리와 기업의 매출, 새로운 산업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다.

연구소에서 시작된 하나의 기술이 스타트업을 만들고 실증을 거쳐 제품이 된 뒤 세계시장으로 수출되는 구조.

대전이 지향하는 ‘사이언스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경북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SMR과 스마트농업을 통해 지역의 미래산업을 살펴봤다면 대전은 조금 다른 출발점을 가지고 있다.

대전의 가장 큰 자원은 대규모 생산공장이 아니라 ‘기술과 연구개발’이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에서 만들어진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산업으로 연결하느냐가 대전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

‘대한민국 연구개발 중심도시 대전’에서 ‘대한민국 AI·딥테크 산업 중심도시 대전’으로.

대덕특구에서 개발된 AI와 반도체, 바이오와 국방·로봇 기술이 연구실의 문을 넘어 기업과 산업현장, 그리고 세계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Global News24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AI·딥테크 기술사업화와 국산 AI 반도체 실증, 첨단로봇·바이오·국방산업 및 대전의 글로벌 과학산업 생태계 구축 과정을 지속적으로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