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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검(劍)은 함께 들 수도, 나누어질 수도 있다 - 선택이 갈라놓는 것은 길이 아니라 마음이다
  • 기사등록 2025-12-06 08: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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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도장 바닥을 스치는 바람이 서늘했다.

전마루는 목검을 들고 정면을 응시했다.오늘은 지도자 연수 마지막 날.
그리고 ‘보름달베기 최종 시연’이 예정된 날이었다.


“검은 이제, 여러분의 말이 아니라
여러분의 선택을 보여줄 것입니다.”


시연이 끝나고, 도장 안엔 무겁고 진지한 정적이 흘렀다.
모두가 자신의 선택과 철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때 한 사범이 조용히 손을 들었다.
서른이 조금 넘은, 강한 눈빛의 사범이었다.


“전… 협회를 떠나겠습니다.”


숨을 삼키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그의 이름은 이진석.
실력과 인성을 겸비해 주목받던 인물이었다.


마루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태권검도는 훌륭합니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은 제 철학과는 맞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지향하는 길을 직접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잠잠하던 도장 안의 공기가 흔들렸다.


“진석아, 검은 자유다.”
마루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네 철학도 그 자유 안에 있다.
하지만 마음을 갈라놓는 자유는,
서로를 향한 검이 될 수도 있다.”


이진석은 잠시 망설였으나 고개를 저었다.


“형님, 저는 벽이 아니라 문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도 저와 같은 길을 택할 수 있도록요.”


그는 검을 내려놓고 뒤돌아섰다.
발걸음은 단호했지만
뒤따르는 그림자는 무겁고 길었다.


해가 저물 무렵.
전마루는 도장 한편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검을 함께 든다는 것…
그것은 기술을 공유하는 일이 아니라
철학을 나누는 일인데…’


그는 서서히 눈을 떴다.
두 손에 든 목검의 무게가
오늘따라 더 깊게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밤.
도장 마당에서 초승달 모양의 검선을 그리는 한 그림자.
한지훈이었다.


“혼자인데도 무거운 검이네.”
서영이 다가왔다.


“사람이 많을수록 검은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지훈이 웃어보려 했지만
표정엔 씁쓸함이 번졌다.


서영은 조용히 말했다.


“검이 무거운 게 아닐 거예요.
지키고 싶은 것이 많아졌을 뿐이죠.”


그녀는 한지훈의 손 위에 가볍게 손을 포개었다.


“나눠 들면, 그 무게는 반이 되기도 해요.”

달빛 아래,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이어졌다.


다음 날,
전마루는 한 장의 기록을 남기며
검을 다시 들어 올렸다.


‘검은 함께 들 수도 있고,
때로는 나누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길을 택하든
우리가 지켜야 할 마음은 하나다.’


그 문장은
마루가 앞으로 걸을 길의 무게를
다시 한 번 새겨주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제22화. 검은 길 위에서 다시 만난다
진짜 인연은, 돌아선 곳에서도 언젠가 다시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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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번회부터는 이모티콘을 생략합니다. 좀 더 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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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12-06 08: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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